[여주=팔당유역신문] 경기 여주시의회 의원들이 자신들에게 정해진 조례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조례심사 자격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9일부터 11월 6일까지 여주시의회 의원 7명 전원과 사무과 직원 4명 등 11명은 영국 등 유럽으로 공무국외연수를 다녀왔다.

귀국 후 의원들은 조례에서 정한 공무국외여행보고서를 단 한 줄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의회사무과에서 확인 주었다.

이 같은 내용은 18일 의회의 해외연수 관련 취재에서 사무과 담당자는 “의회 홈페이지에 유럽연수에 대한 글이 열람용으로 올라와 있지만, 이글은 사무과 직원이 작성해 올린 것이다”라고 밝혔다.

여주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 제11조(여행보고서 제출)에는 공무국외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사람은 15일 이내에 별지 제2호 서식에 따라 공무국외여행보고서를 작성하여 허가권자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출된 보고서는 자료실에 소장, 비치하고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열람이 용이하도록 조치하여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별지 2호서식에는 보고서의 규격은 A4 양면에 워드프로세서 또는 인쇄형태로 작성 및 좌철을 원칙으로 하고, 분량은 20쪽 이상이어야 한다고 보고서 작성요령까지 기술해 놓았다.

조례를 정해 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에 대해 이처럼 엄격하게 대처하는 것은 여행의 경비가 주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것인 만큼 국외에서 보고, 들은 것을 정확히 기술한 보고서를 제출하여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여주시의원들은 유럽으로 연수를 떠나면서 “이번 연수는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회로 거듭나기 위해 관광위주의 여행에서 탈피하여 공식방문 위주로 구성하였다”면서 “다양한 정책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여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고 시민복지 증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진 우수정책을 벤치마킹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원들은 연수에서 보고 느낀 최신 정보, 기술 및 제도개선에 관한 사항, 보고내용의 활용방안, 유사 목적으로 여행하게 될 여행자를 위한 조언, 기타 지방자치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항 등을 기록해서 보관해야 할 보고서를 귀국 후 현재까지도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예천군의원들의 미국연수에서 벌인 추태를 뉴스를 통해 지켜본 대다수의 주민들은 여주시의원들이 유럽연수 귀국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것에 대해 4천만원이 넘는 주민혈세로 관광성 여행을 다녀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주민들은 “유럽 연수보다 집행부의 사업과 여주시의 현안 사업을 먼저 살펴보고, 주민의 요구를 확실하게 파악한 후에 다녀와도 되는데,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는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주민의 대변자로서 의원의 자질부터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주민들은 “자신들에게 정해진 규칙도 지키지 않는 의원들이 여주시민을 위한 조례를 심사할 자격이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여주시의회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모 의원의 "일개 과장이 의원님들에게 이렇게 해도 됩니까", "부서 과장으로서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등의 발언으로 공무원노조와 충돌하기도 했다.

실제로 본 기자도 지난해 7월 여주시의회에 들렸다가 한 초선의원에게 여주를 위해 먼저 무엇부터 하시겠냐고 물었을 때, 그 의원이 거침없이 “공무원의 생각부터 다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부 의원들의 막무가내식 행동과 언사에 걱정이 앞서는 것은 왜일까.